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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칼럼] 1000분의 1초를 위한 싸움

작성일 : 2021.08.26 12:36 수정일 : 2021.08.31 12:49 조회수 : 3901

OXQ 뉴스팀

이강민 기자 kkardinals@naver.com

 

1년의 기다림 끝에 2020 도쿄 올림픽이 모두의 기대 속에 개막했다. 올림픽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피겨 퀸 김연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 각자에게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많은 올림픽 스타들이 존재할 것이다. 우린 이들의 기록을 지켜보며 열광하고 흥분한다.

 

그들은 1000분의 1초를 줄이기 위해 길고 긴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다. 이를 돕기 위해 올림픽에 출전하는 각 국가에서는 스포츠 과학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선수들의 기록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사례에 대해서 알아보자.

[수영 세계신기록 수립의 일등공신]

시드니 올림픽으로 돌아가 보자. 당시 시드니 올림픽 수영 경기에서는 총 33개의 금메달 중 무려 25개의 메달이 전신수영복을 입은 선수들의 차지였다. 전신 수영복이란, 무릎 밑으로 내려가거나 팔의 일부분을 가리거나 목부터 발목까지 온몸을 감싸는 형태의 수영복으로 1998년 처음 등장했다.

‘인간 어뢰’라는 별명을 가진 호주의 이언 소프가 이를 착용하고 시드니 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하면서 크게 이목을 끌었다. 마이클 펠프스는 전신 수영복에 대해 “이 수영복을 입고 물에 들어가면 로켓이 된 것 같은 느낌이 실제로 듭니다.”라는 인터뷰를 했을 정도다.

(전신 수영복을 착용한 박태환 선수와 마이클 펠프스 선수의 모습)

(사진출처 = https://namu.wiki/w/%EC%A0%84%EC%8B%A0%EC%88%98%EC%98%81%EB%B3%B5)

 

 

이 이유는 무엇일까?

전신 수영복의 표면을 자세히 보면 미세한 돌기로 덮여 있다. 이 돌기는 바로 상어의 비늘을 모방해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돌기는 물속에서 마찰저항을 줄여 수영 속도를 높여준다. 이로 인해 2009년 로마 세계 선수권대회에서만 무려 43개의 세계 신기록이 경신되었다. 이렇게 전신 수영복이 세계 무대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내자 여러 수영용품 업체에서는 앞다투어 전신 수영복을 개발했다.

 

[마라톤 ‘ 마의 2시간’ 을 넘어선]

마라톤에는 ‘마의 2시간’이라는 벽이 존재한다. 하지만 케냐 국적의 마라토너 엘리우드 킵초게 선수가 이 벽을 깨버렸다. 2019년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INEOS 1:59 챌린지’에서 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1시간 59분 40초에 완주했다. 이 결과에는 첨단 러닝화의 도움 또한 컸다. 킵초게 선수는 나이키 사의 러닝화를 착용하고 경기에 임했는데 이 러닝화는 평지보다 1%~1.5% 경사 내리막길을 뛰는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준다.

 

(엘리우드 킵초게 선수가 시합에서 착용한 나이키 사의 러닝화)

(사진출처 =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5dafaeffe4b08cfcc32435ae)

 

 

마라톤에서 초경량 신발이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큰 영향을 끼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결과에 의하면 마라톤 경기에서 신발의 무게가 100g 무거울수록 에너지 소비량이 1% 늘어난다. 이로 인해 마라톤에서도 각 스포츠 용품 업체에서 앞다투어 초경량 마라톤화를 출시하고 있다. 가벼운 무게와 적절한 탄성 그리고 딱딱한 지면에서부터 충격을 완화시켜 피로를 최소화하여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각 선수들마다 발 모양, 다리 근육 발달 상태 등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특수 제작한 신발을 신는다. 개발에만 무려 수개월에서 수년이 소요되며 비용도 엄청나다. 아테네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 출전한 이봉주 선수는 무려 1억 원짜리 아식스 사의 마라톤화를 신고 뛰었다. 마라톤 선수들이 뛸 때 신발의 내부 온도는 43~44도까지 오른다. 그러나 이봉주 선수가 신은 마라톤화는 초당 320cm³의 공기를 내뿜을 수 있어 온도를 38도로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술 도핑이라는 비판을 가한다. 기술 도핑이란 첨단 기술이 적용된 기구나 장비를 통해 개인 능력치 이상의 기량 향상을 끌어내는 것을 말한다. 또한, 스포츠는 장비로 대결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노력과 도전에 의미가 있어 기술 도핑은 훈련과 노력으로 신체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 정신에 위배된다고 한다.

 

전신수영복으로 인해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심심찮게 들리던 세계신기록 경신은 수영 대회를 첨단 기술 경쟁으로 변질시켰다는 비난이 생겼고, 결국 2009년 국제수영연맹(FINA)에서는 전신수영복 착용 금지 방침을 발표하여 2010년 1월부터는 전신수영복이 전면 금지되었다. 또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기술 위원회는 “신발이 선수의 발 보호 안정을 넘어 부당한 도움 이익을 줘서는 안된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시대가 발전하는 만큼 스포츠과학 또한 발전할 것이며, 선수들은 스포츠과학의 도움으로 과거보다 효율적으로 그리고 기술적으로 한계를 돌파할 준비가 되어있다. 경기력 향상을 위해 선수들만큼이나 스포츠과학 분야의 노력과 투자 또한 엄청나다. 이처럼 스포츠와 과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앞으로 스포츠과학의 발전이 선수들에게 어떠한 기록 혁명을 이끌어 올지 기대해보자. 1000분의 1초를 위한 싸움 그 중심에는 스포츠 과학이 존재한다.

 

OXQ 뉴스팀

이강민 기자 kkardinals@naver.com